먼저, 이것부터 하지 마세요 차단기를 억지로 계속 올리지 마세요. 가장 흔한 대응이고, 가장 위험한 대응입니다. 차단기는 고장 나서 내려가는 게 아닙니다. 내려갈 이유가 있어서 내려갑니다. 특히 누전차단기가 반복해서 떨어진다면 어딘가에서 전기가 새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걸 계속 올리는 건 화재경보기가 울린다고 배터리를 빼는 것과 같습니다. 억지로 올렸을 때 실제로 생기는 일은 이렇습니다. 누전 지점에서 계속 열이 발생해 절연이 더 상합니다 습기 있는 곳이면 감전 위험이 그대로 남습니다 결국 화재로 이어지는 사례가 매년 반복됩니다 두세 번 올려서 유지되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왜 떨어지는가 — 세 가지 경우 차단기가 내려가는 이유는 크게 셋입니다. 어느 쪽인지 구분하는 게 첫 단계입니다. 과부하 한 회로에 용량 이상의 전기를 쓰면 떨어집니다. 겨울에 전기히터를 콘센트 하나에 여러 개 꽂았을 때 전형적으로 발생합니다. 특징이 있습니다. 전기를 많이 쓸 때만 떨어지고, 조금 쉬었다 올리면 유지됩니다. 이 패턴이면 과부하일 가능성이 큽니다. 누전 전기가 정해진 길이 아닌 곳으로 새는 겁니다. 습기, 절연 노후, 기기 내부 손상이 원인입니다. 특징은 이렇습니다. 쓰든 안 쓰든 떨어지고, 비 오는 날 심해집니다. 장마철에 갑자기 시작됐다면 거의 누전입니다. 우리가 흔히 "누전차단기"라고 부르는 것이 이 새는 전기를 감지해 끊어주는 장치입니다. 두꺼비집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차단기 자체 노후 드물지만 있습니다. 오래된 차단기는 감도가 틀어져서 정상인데도 떨어지기도 합니다. 다만 이건 가장 마지막에 의심할 것 입니다. 앞의 둘을 배제하지 않고 차단기 탓으로 결론 내렸다가 실제 누전을 놓치는 경우가 훨씬 위험합니다. 입주민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범위 그림. 원인 회로를 찾는 순서 분전반을 열면 큰 스위치 하나(메인)와 작은 스...
관리사무소에 전기 담당자가 있는 이유 아파트에 산다고 해서 관리사무소에 전기 기술자가 상주한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승강기를 타고, 지하주차장 조명 아래를 지나가지만 그게 누구 손을 거쳐 유지되는지는 보이지 않으니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파트는 특고압을 직접 받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에는 220V가 들어오지만, 단지 전체로 보면 한전에서 22,900V를 받아 단지 안에서 직접 낮춰 씁니다. 이 설비를 수전설비라고 하고, 법에서 일정 용량 이상이면 전기안전관리자를 반드시 두도록 정해두고 있습니다. 관리사무소의 전기 담당자, 흔히 말하는 전기선임이 그 역할입니다. 전기는 어떤 경로로 세대까지 올까? 그림 1. 아파트 전력 계통 흐름 한전에서 들어온 22.9kV 특고압은 단지 내 수전실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개폐기와 계기용변성기, 차단기를 거친 뒤 변압기에서 380V와 220V로 낮아집니다. 낮아진 전기는 저압 배전반에서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각 세대로 가고, 다른 하나는 승강기, 급수펌프, 지하주차장 조명 같은 공용 설비로 갑니다. 관리비 고지서에 세대 전기료와 공용 전기료가 따로 찍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애초에 배전 단계에서 갈라져 나가고, 계량도 따로 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선임이 관리하는 범위는 이 그림 전체입니다. 세대 안에서 생긴 문제는 원칙적으로 입주민 책임 영역이지만, 세대 분전반까지 오는 경로는 전부 관리 대상입니다. 네 가지로 나뉘는 업무 그림 2. 전기선임의 네 가지 업무 영역 일상 점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수변전실을 돕니다. 전압과 전류, 역률, 변압기 온도를 확인하고 기록합니다. 단순 반복처럼 보이지만 이게 핵심입니다. 어제 값을 알아야 오늘 값이 이상한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연저항이 어제 500MΩ이었는데 오늘 30MΩ이면 뭔가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숫자 하나만 보면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