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이 바뀌었습니다
먼저 이것부터 확인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예전에는 사용전압에 따라 0.1MΩ, 0.2MΩ, 0.4MΩ으로 나뉘었습니다. 400V 미만이면 0.2MΩ 이상, 이런 식이었죠. 지금도 이 숫자로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현행 기준은 다릅니다. 한국전기설비규정(KEC)이 시행되면서 저압전로의 절연성능 기준이 아래와 같이 바뀌었습니다.
| 전로의 사용전압 | DC 시험전압 | 절연저항 |
|---|---|---|
| SELV 및 PELV | 250V | 0.5MΩ 이상 |
| FELV, 500V 이하 | 500V | 1.0MΩ 이상 |
| 500V 초과 | 1,000V | 1.0MΩ 이상 |
우리가 아파트 현장에서 다루는 220V, 380V 회로는 대부분 두 번째 줄에 해당합니다. 즉 500V 메거로 측정해서 1.0MΩ 이상이어야 합니다.
예전 기준인 0.2MΩ과 비교하면 다섯 배가 올라간 셈입니다. 옛 기준으로 "합격"이던 값이 지금은 불합격이 됩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판정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용어 정리
표에 나오는 약어가 낯설 수 있어 짚고 갑니다. 특별저압(AC 50V, DC 120V 이하) 회로를 세 가지로 구분한 것입니다.
- SELV — 1차와 2차가 전기적으로 절연되고, 접지하지 않는 회로
- PELV — 1차와 2차가 전기적으로 절연되고, 접지하는 회로
- FELV — 1차와 2차가 전기적으로 절연되지 않은 회로
아파트 일반 전등·콘센트 회로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500V 이하 항목을 보시면 됩니다.
측정 전에 반드시 할 것
측정 자체보다 준비가 중요합니다. 여기서 실수하면 장비가 상하거나 값이 엉뚱하게 나옵니다.
1. 회로를 완전히 차단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확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차단기를 내렸다고 끝이 아니라, 검전기로 무전압을 직접 확인하세요. 이중 급전이 되어 있거나 다른 계통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2. 연결된 기기를 분리합니다
절연저항계는 측정 전압을 인가합니다. 250V, 500V, 1,000V가 회로에 걸립니다. 기기가 물려 있으면 손상됩니다.
특히 주의할 것들입니다.
- SPD(서지보호장치) — 측정 전압에 반응해 값이 낮게 나옵니다. 반드시 분리하세요.
- 인버터, 제어기판, 전자식 안정기
- LED 조명 드라이버
- 각종 전자제어 기기
분리가 어려운 경우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분리할 수 없다면 시험전압을 DC 250V로 낮춰 측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때도 절연저항 값은 1MΩ 이상이어야 합니다.
3. 측정 범위를 정합니다
개폐기 또는 과전류차단기로 구분되는 전로마다 측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분전반 전체를 한 번에 재는 게 아니라 분기별로 나눠서 봅니다.
전체를 한 번에 재면 어느 회로가 문제인지 알 수 없고, 여러 회로의 미세한 누설이 합쳐져 값이 낮게 나옵니다.
무엇과 무엇 사이를 재는가
두 가지를 봅니다.
전로와 대지 사이 — 전선과 접지 사이의 절연입니다. 누전을 잡아내는 핵심 측정입니다.
전선 상호 간 — 상과 상, 상과 중성선 사이입니다. 기기를 분리하기 곤란한 분기회로는 기기 접속 전에 측정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누전 추적이 목적이라면 전로와 대지 사이 측정이 우선입니다.
측정한 값을 어떻게 읽을까
그림. 절연저항 판정 흐름
기준값 미달이면 명확합니다
1.0MΩ에 못 미치면 절연불량입니다. 원인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값이 극단적으로 낮다면(0에 가깝다면) 완전 지락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즉시 조치가 필요합니다.
기준을 넘겨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절대값보다 추이가 중요합니다.
지난 점검에서 500MΩ이던 회로가 이번에 3MΩ으로 나왔다고 합시다. 기준인 1.0MΩ은 넘겼으니 형식적으로는 합격입니다.
하지만 이건 정상이 아닙니다. 무언가가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절연은 한 번에 무너지지 않고 서서히 나빠집니다. 3MΩ은 다음 점검 때 0.3MΩ이 될 수 있는 값입니다.
이럴 때는 점검 주기를 단축하고 원인을 미리 찾아둡니다. 그래야 사고 전에 잡습니다.
그래서 측정값은 반드시 기록해야 합니다. 기록이 없으면 추이를 볼 수 없고, 추이를 못 보면 값 하나만 놓고 합격 여부만 판정하게 됩니다. 그건 점검이 아니라 서류 작업입니다.
값이 낮게 나왔을 때 확인할 것
기준 미달이 나왔다고 바로 배선 교체로 가지 않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습도를 확인합니다
비 오는 날이나 장마철 측정값은 낮게 나옵니다. 표면 결로만으로도 값이 떨어집니다.
건조한 날 재측정해서 값이 회복되면 배선 자체 문제가 아니라 습기 영향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정상"이라고 넘기기보다는, 습기가 들어오는 경로 자체를 점검 대상으로 봐야 합니다. 옥외함 방수, 케이블 인입구 실링 같은 것들입니다.
기기를 하나씩 물려가며 재측정합니다
회로만 남긴 상태에서 정상인데, 기기를 연결하면 떨어진다면 그 기기가 원인입니다.
전부 뗀 상태 → 1번 기기 연결 후 측정 → 2번 추가 후 측정, 이런 식으로 늘려가면 어느 지점에서 값이 무너지는지 정확히 나옵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구간을 나눠 좁힙니다
회로 자체가 문제라면 중간 지점에서 분리해 양쪽을 따로 잽니다. 이분법으로 좁혀가면 문제 구간이 나옵니다.
옥외 배선이라면 접속함, 풀박스 단위로 나누는 게 편합니다.
측정이 어려울 때 — 누설전류 측정
절연저항 측정은 정전이 전제입니다. 세대나 공용부 정전이 어려운 상황이 실제로 많습니다.
이럴 때는 누설전류계(클램프미터)로 활선 상태에서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회로를 살린 채로 분기별로 훑어 누설이 잡히는 회로를 찾는 방식입니다.
정확도는 절연저항 측정보다 떨어지지만, 어느 회로를 의심할지 좁히는 용도로는 충분합니다. 좁힌 뒤에 그 회로만 정전시켜 절연저항을 재면 됩니다.
기술기준에도 저항 측정이 곤란한 경우 누설전류로 갈음할 수 있는 규정이 있습니다. 다만 대체 수단이므로, 가능하면 절연저항 측정을 원칙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기록 양식
이 정도만 남겨도 다음 점검 때 판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 항목 | 내용 |
|---|---|
| 일시 | 측정 날짜와 시간 |
| 날씨·습도 | 값 해석에 필수 |
| 회로 | 분전반명, 분기 번호 |
| 시험전압 | 250V / 500V / 1000V |
| 측정 구간 | 대지 간 / 상 간 |
| 측정값 | MΩ |
| 지난 값 | 비교용 |
| 판정 | 정상 / 관찰 / 불량 |
| 조치 | 한 줄 |
날씨 칸을 꼭 넣으세요. 나중에 값이 왜 낮았는지 설명이 안 되면 판단이 흔들립니다.
정리
- 현행 기준은 500V 이하 회로에서 1.0MΩ 이상입니다. 옛 기준 0.2MΩ이 아닙니다.
- 측정 전 기기와 SPD 분리가 안전과 정확도를 좌우합니다.
- 분리가 어려우면 250V로 낮춰 측정하되, 1MΩ 기준은 그대로입니다.
- 절대값보다 추이입니다. 기준을 넘겨도 이력 대비 떨어졌다면 진행 중입니다.
- 정전이 어려우면 누설전류로 회로를 좁힌 뒤 절연저항을 재는 방식이 실용적입니다.
주의: 절연저항 측정은 측정 전압이 인가되는 작업이며, 전기설비 작업은 관련 법령에 따라 유자격자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실무 참고 자료이며, 정확한 판정 기준은 반드시 현행 한국전기설비규정과 전기설비기술기준 원문을 확인해 적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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